[명품의 향기] "자연과 예술 품은 에르메스 향수, 관능적이면서 놀라움도 선사하죠"

입력 2015-02-23 07:00  

에르메스 조향사 장 클로드 엘레나


[ 임현우 기자 ]
“향이 단어라면 향수는 문학입니다. 저에게는 각종 향들이 단어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늘 조향사라는 직업이 작가와 비슷하다고 생각해 왔죠.”

에르메스 퍼퓸의 모든 향은 이 남자에게서 만들어진다. 2004년부터 에르메스의 전속 조향사로 활약하고 있는 장 클로드 엘레나(사진). ‘향기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프랑스 그라스 출신인 그는 반클리프아펠, 까르띠에, 불가리, 시슬리, 프레데릭말 등 세계적 브랜드의 향수 라인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저는 향수가 제품, 혹은 판매되는 물건으로 취급돼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향수는 차별화된 무언가와 상상력을 주고, 관능적이면서 놀라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에르메스와 엘레나의 인연은 그가 전속 조향사로 영입되기 전 2003년 에르메스의 ‘지중해의 정원(Un Jardin en Mediterranee)’이라는 타이틀의 조향작업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튀니지 정원에서 영감을 받은 이 향수?물과 빛, 무화과와 지중해 시트러스의 조화를 주제로 삼았다.

엘레나가 2005년 만든 ‘나일강 위 정원(Un Jardin sur le Nil)’은 이집트 아스완 지역을 여행한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망고, 연꽃, 향, 창포, 플라타너스의 향기를 활용했다. “나일강에 있는 정원에서 들려오는 메아리 같은 향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2008년 내놓은 ‘열대바람이 지나간 뒤의 정원(Un Jardin aprs la Mousson)’은 인도에 대한 탐험을 담은 것이다. 몬순 우기 이후 나뭇잎이 본연의 초록빛을 풍성하게 발산하며 다시 태어나는 인도 케랄라 자연의 활기찬 모습을 향기로 재현했다.

2011년 선보인 ‘지붕 위의 정원(Un Jardin sur le Toit)’에서는 프랑스 파리 포부르 생 토노레 24번가에 있는 에르메스 매장 옥상의 정원에서 풍기는 신비로운 향을 되살려냈다. 생동하는 봄의 찬란함을 연상시키는 싱싱하고 강렬한 느낌의 향기라는 설명이다.

“우리의 이야기에는 향수에 대한 긍지와 존경심이 담겨 있습니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 향수에 대한 애정을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입니다.”

엘레나는 순수성과 자연에 대한 예술적인 경의를 바탕으로 감성이 담긴 향을 창조, 에르메스 향수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그가 가장 존경하는 조향사가 에드몽 루드니츠카라는 점이다. 에드몽 루드니츠카는 에르메스의 첫 번째 향수인 ‘오 데르메스(Eau d’Hermes)’를 만들어낸 인물로 ‘현대 향수의 개척자’로 꼽힌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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